翻訳と掲載に関してですが、しろよなさんの条件でしたら、許可しても大丈夫なのかなと思ったので翻訳していただいて構いません。번역과 전재에 대해서는, 시로요나 님의 조건이라면 허가해도 괜찮다고 생각한지라 번역해주셔도 상관없습니다.(중략)今のところ、しろよなさん以外にはそういった許可は出していないので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현재 시로요나 님 이외의 분께는 이러한 허가를 드린 적이 없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후략)
2016년7월8일
ジュエル吐き番外詰め
기인과 주얼하키 번외편(후일담과 막간이야기)
※시리즈를 읽지 않으신 분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어느 이야기도 주얼을 토하는 묘사는 없습니다.
※CP마다 페이지가 다르므로 읽고싶은 페이지를 읽어주세요.
※1화당 1CP입니다. 다른 CP와 관련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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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명에서 아셨겠지만, 사쿠마 씨의 이야기도 쓰고 싶습니다만 슬럼프가 온 것 같습니다. cp는 앞의 작품들로부터 생각해주세요.
평소처럼 분수에서 물을 맞고 있던 카나타가 지상으로 얼굴을 내밀자, 귀신같은 형상으로 카나타를 내려다보는 카오루가 있었다. 그다지 화를 내지 않는 카오루치고는 드문 일이다. 카나타의 언동에도, 평소라면 '카나타 군은 어쩔 수가 없네'라며 웃어주었을 텐데. 카오루가 카나타의 무엇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멀뚱히 고개를 갸웃하자 카오루의 시선이 한층 예리해졌다. 아무래도 지금의 자신의 반응은 카오루의 분노를 부채질하기만 한 모양이다.
"그렇게 말해도요…… 카오루는 어디에 화가 난 건가요?"
멍한 것 같아도 사실 주위의 감정에 예민한 카나타로서도, 연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만은 확신을 지닐 수가 없었다.
정말로 모르겠단 말이야, 라는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는 카나타에게 상대의 얼굴이 맥없이 일그러진다.
"나, 그렇게 의지가 안 되나?"
"카오루가 의지가 안 된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카나타의 그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는데도 그렇게 말한 순간 카오루는 다시 한 번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그럼 어째서, 카나타 군도 같은 병에 걸렸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던 건데."
카나타는 돌을 토하는 병에 걸렸다. 그것은 카오루가 같은 병에 걸리기보다도, 카나타를 향한 힘든 사랑에 괴로워하게 되기보다도 훨씬 전부터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이야기하자면 카나타는 이 학원에서 최초로 이 병에 걸린 인물이기도 하다. 카나타는 카오루가 주얼에 의해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기 훨씬, 훨씬 전부터, 카오루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카나타는 카오루의 병을 계속 지켜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카오루에게 전하지 않았다. 카오루와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마음이 통하기에 이르른 현재에도 그것은 변치 않는다.
"나 말야, 카나타 군을 생각하면서 주얼을 토할 때,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괴로웠어. 그야 그렇겠지. 토한다는 건 원래 그런 행위니까. 그러니까 카나타 군이 내 마음을 삼켜서, 토하지 않게 되어서, 안심했어. 이제 카나타 군을 당당히 좋아해도 된다고 생각했고, 더는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 ……있잖아, 어때서,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견디고 있었던 거야?"
탓하는 듯한, 그러면서도 매달리는 듯한 시선에서 도망칠 수가 없다. 지금의 카오루의 마음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분명 죄책감이리라. 자신은 카나타에 의하여 해방되었는데, 옆에 있으면서도 카나타의 고통을 알아차려주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런 것이 아닌데, 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해 보지만, 카오루에게는 전해지지 않는다. 카나타가 카오루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은 카나타의 아집이었다.
"제 건, 카오루처럼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목에 상처가 날 정도로, 아픈 게 아니었으니까……"
실제로 카나타의 병증은 알약 크기의 작은 주얼을 후두둑 쏟아내는 정도에서 멈추어 있었다. 토해낸다는 행위의 특성상 다소 괴롭기는 하지만, 커다란 주얼을 몇 번이나 토해내고 그 탓에 목까지 망가질 뻔 했던 카오루의 그것과는 규모가 지나치게 다르다.
"나와 카나타군의 고통의 차이따윈, 카나타 군이 괴로워한다는 사실 앞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어. 고칠 방법은 알고 있으니까 말해 주면 됐을 텐데."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는 거지?"
움찔했다.
카오루와 카나타의 병증의 차이따윈 극히 하잘것 없는 이유에 불과하다. 증세가 달라 달리 비교를 할 수가 없으니 받아들이는 법이 다르다 해도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다. 비교한다고 해도, 아무리 작은 아픔일지라도 카나타가 괴로워한다면 그건 괴로운 것이다. 그리고 카오루는, 설령 카나타가 아픔을 호소한다 해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으리라. 병증의 차이를 이유로 대어도 카오루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카오루의 앞에서는 그럴듯하게 말을 피하려 했고, 그런 자각도 있었다. 그래도 카오루는 이미 꿰뚫어보고 있었다.
"……싫어하지 않을 거에요?"
"우리들, 남자끼리 사귀면서 둘이서 주얼같은 것도 토하고 있다고. 이제와서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그럴 리가 없잖아."
갑자기 애정표현같은 소리를 하고 말았다. 눈을 동그랗게 뜬 카오루의 얼굴을 보고, 조금 안심한다. 이상하게도 막힘없이 말이 나오게 되었다.
"부실 안쪽에, 수조가 있어요."
"아아, 카나타 군이 보이기 싫다고 했던 그거 말이지."
해양생물부의 부실 안쪽에, 다른 수조들과는 격리된 작은 수조가 있었다. 그것은 최근 설치된 것으로, 이전부터 카나타는 종종 혼자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있었다. 어느 날, 어쩌다 부실을 찾은 카오루가 본 것은, 그 작은 수조에 몇 개인가의 작은 병의 내용물을 자르륵 쏟아붓는 카나타의 모습이었다. 뭘 하고 있는 거냐고 물어보자, 새로이 수조를 꾸미고 있는 거라고 했다. 어쩐 일로 카오루 쪽을 보지 않은 채 담담히 병에 가득찬 노란 돌을 흘려넣는 카나타의 모습에 이질적인 분위기를 감지한 이후 그 수조에 대해서는 입에 담지 않으려 하고는 있었지만, 카나타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모른다.
"'용궁성'을 만들기 위해서 주얼이 필요했어요. 전 자신을 위해서 '병'을 고치고 싶지 않았던 거에요."
"이런 이유로 '병'을 방치하다니, 누구보다도 같은 '병'으로 괴로워했던 카오루에게는 실례에요. 그래서,"
거기서 말을 끊는다. 말하는 사이에 땅과 마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순간이나마 들떴던 마음도 시들어 있었다. 카나타는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싫을 정도로 자각하고는 있지만, 카오루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서 사랑받고 싶었다. 그렇기에 지금 자신의 입으로 밝히고 만 자신의 일그러진 모습을 견딜 수가 없어진다. 자신의 이기심으로 병을 숨겨왔으면서, 그 탓에 카오루를 상처입히고 있으니 웃을 일이 아니다.
"역시, 싫죠. 아니면 화가 났나요?"
두려운 참회. 두려운 고백.
그 때의, 돌을 토하는 병을 고백했던 날의 카오루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예기치 못하게 마음을 드러내고,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 모르는 상대의 대답을 오로지 기다릴 뿐이라니 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아집을 참회하는 카나타와, 연정을 고백했던 카오루로서는 그 무게감은 다를 테지만.
"아니야, 그게 아니야, 카나타 군. ……있잖아, 우리들 어쩌면 이렇게 닮은 걸까."
숙인 머리 위에 온기를 느낀다. 카오루가 카나타의 머리를 와락 끌어안고 있었다. 무심코 고개를 든 카나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난처한 듯 미소짓는 카오루의 애정이었다.
"나도 말야, 같은 생각을 한 적 있어. 그 날, 내가 처음 카나타 군 앞에서 주얼을 토했던 때 말야. 수조에 카나타 군의 색을 띤 주얼을 떨어뜨리고, 카나타 군이 카나타 군의 친구들이 헤엄치는 모습과 함께 내 주얼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버렸거든. 이거, 평범한 건 아니지. 카나타 군은 지금 내가 싫어졌어?"
"그럴 리가, 없어요."
"그렇지? 그러니까 괜찮아, 나도 그 이유를 납득해 줄게. 하지만 슬슬 나도 카나타 군의 연심이란 걸 갖고 싶은데."
카오루도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카오루가 자신의 이기심을 받아들여 주었다. 어쩌면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연심의 구현인 주얼을 원한다는 카오루에게, 이젠 주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주어버리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사람이, 주얼을 토하고 연심에 괴로워할 정도로 애타게 사랑한 상대가, 카오루여서 정말로 다행이었다.
"그러네요…… 카오루의 옆자리가, '용궁성'보다 행복할 것 같아요."
※히비키 와타루의 진로 날조 있음
와타루의 추억의 상징이라면, 연극부의 부실이 가장 감회가 깊으리라. 기인이라 불리기 전에도, 그렇게 불리게 되고 난 후로도, 입학한 뒤로 지금까지 계속 그 장소만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와타루만의 성이었다. 바람에 춤추는 복숭앗빛을 멍하니 좇고 있을 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죄송해요, 하고 띄엄띄엄 토해내는 목소리는 와타루가 좋아하는 아이의 것이었다. 교복 자켓을 휘날리며 과장스레 돌아본다. 숨을 몰아쉬면서까지 서둘러 와타루를 향해 와 준 것이 기뻐서 견딜 수가 없다. 언제나 쫓아가기만 했지만 이렇게 와 주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토모야 군 쪽에서 와 주시다니, 기쁘군요."
생긋, 하고 마치 본보기처럼 미소짓자, 토모야는 수상쩍다는 듯 표정을 바꾼다. 그런가 했더니 일순 무언가를 문득 떠올린 듯 몸을 움찔했다. 입술을 비죽 내밀고서 애라도 태우는 양 시선을 피한다. 우물쭈물 가만있지 못하는 토모야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던 와타루의 시선에 토모야는 견디기 힘들어진 모양이었다. 겨우 토모야의 입이 열린다.
"……졸업,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판으로 찍어낸 듯한 대화.
열린 창문으로부터 미끄러져 들어오는 복숭아색 편린.
조금 구겨진 제복 자켓의 가슴에 피어난 꽃이,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선명함과 함께 흐드러지게 피어나 있다.
오늘은, 유메노사키 학원의 졸업식이었다.
"부장은, 졸업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미국으로 넘어가 본격적인 연극을 배워보려고 합니다. 아이돌도 즐거웠습니다만, 역시 이쪽이 제게 맞는 것 같아서요."
"그런가요……"
대화가 끊어진다.
와타루가 토모야에게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잡담의 일환으로서 토모야와 나누었던 대화 속에 섞여 있던 데이터였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음미하기라도 하듯 재차 묻는다. 본래의 화제로부터 도피하고 있다는 증거밖에는 되지 않았다.
"용건은 뭐죠? 이제와서 진로를 물어보러 오신 것도 아닐 텐데."
"다 아는 주제에."
"전 토모야 군이 아니니까요, 말씀해 주지 않으시면 정말로 이해할 수가 없답니다. 당신의 입으로 듣고 싶은데요."
토모야는 다시 입을 다문다. 와타루는 재촉하지 않은 채 마찬가지로 침묵을 고수하며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창 밖에서 화려히 피어난 벚꽃처럼 뺨을 붉힌 모습이 때때로 이상하고, 사랑스럽다.
꿀꺽, 하고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를 낸 것은 어느 쪽이었을까. 이리저리 눈을 돌리던 토모야는 겨우 결심했는지, 팟 하고 기세좋게 고개를 들고서 와타루와 시선을 마주한다. 내려다 본 얼굴은 벚꽃보다도 붉었고, 희미하게 취기와 고양감이 섞인 것처럼도 보였다.
상황만 놓고 본다면 지금 이 순간은 와타루가 애타게 기다려오던, 꿈같은 장면이다. 하지만 토모야는 평범한 탓에, 평범하지 못한 와타루의 상상을 뛰어넘는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 기대해서는 안 돼, 그렇게 반쯤 비관적인 자신을 누르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토모야의 입이 자아낸 말이란.
"부, 부장의 주얼, 나한테 주세요."
눈이 점이 된다, 는 건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표현을 참고하기 위해 읽었던 만화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경직된 등장인물과도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음이 틀림없다, 고 와타루는 사고를 멈추었다. 언제나 사고정지를 끔찍이 싫어하는 자신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짓이었지만, 그 정도로 놀랐다고 한다면 납득해 줄까.
토모야가 전한 그 말은, 와타루가 무엇보다도 기다려 온 것이었기에. 그것은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마음 깊은 곳 작은 방에 꼭 가두어 두었던 보물이어서.
그렇기에 토모야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이런 시시한 대답밖에 나오질 않는다.
"……진심인가요?"
"왜 의심하는 건데!"
"아니, 꿈인가 싶어서요."
그렇게 말하며, 토모야의 뺨을 양 손으로 눌렀다. 조물조물, 뺨이 짜부러진 토모야는 견딜 수 없다는 듯 반항하며, 만족스럽게 열지도 못하는 입술을 어떻게든 구사해 "꿈일 리가 있냐"고 말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확하고 싶다면 자기 몸으로 직접 확인하란 말이야, 하고 자신의 뺨을 감싼 와타루의 양손을 정중히 떼어내고서, 다시 한 번 와타루를 노려본다.
"이래뵈도 제법 용기를 내서 한 말이니까, 꿈 취급 하지 말아주세요."
토모야의 말이 사랑스러워서, 기뻐서. 무심코 문득 입에 올릴 생각이 없었던 마음이 새어나가고 만다.
"……실은, 토모야 군이 주얼을 삼켜주었으면 하는 집착은 그다지 느끼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마음을 전하고, 거절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좋아해 주기를 바란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으니, 그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만."
주얼을 삼키고, 연심을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 마음에 거짓은 없다. 처음에는, 토모야에게 병을 들키기 전까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가능하면 이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기를. 덧붙이자면 이 히비키 와타루에게 사랑을 하게 만든 이상 책임은 지도록, 같은 오만한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토모야에게 들킨 뒤로는.
알려지고 말았다, 토하는 모습을 보이고, 전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아해도 된다는 말에, 좋아하게 만들어 보라는 말에, 얼마나 구원받았던가. 침전해 있던 어둑한 연심이 부유하기 시작한 것을 느낀 것이다. 좋아해도 된다고 허락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구원받은 것이다. 이 이상을 바라는 건 지나친 것이라고, 욕심이라고, 마음 어딘가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누르려는 제가 있었다.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자신과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바라선 안 된다며 책망하는 자신 사이에서 와타루는 발버둥치고 있었다. 그렇기에, 토모야가 꺼낸 말을 간단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이젠, 간단히 만날 수 없게 될 테니까요.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받아들여 주셔서 기쁘네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착해 빠졌으니까.
자기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기 탓에 와타루가 괴로워하는 것을 견딜 수가 없는 것이리라. 동정인가 연민인가, 비정해지지 못하는 토모야는 분명, 와타루를 생각해 주얼을 삼키겠다고 한 것이다.
자각도 없이, 와타루는 난처하다는 듯 웃고 있었다. 토모야는 와타루의 얼굴을 보고 있는지 아닌지, 울 것 처럼, 상처입은 것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미안해요, 그런 게 아니에요."
"사실은, 훨씬 전부터 당신에게 끌리고 있었어. 그 때부터 계속, 부장 생각만 하고 있었다고. 원래라면, 오래 전에 부장의 병 따윈 나았어도 좋았을 텐데…… 그런데도 여기까지 끌고 온 건, 부장이 나를 생각해 줬으면 해서라고나 할까……"
"부장이 나를 의식해주고 있다는 상황이 좋아서, 혹시 내가 주얼을 삼켰다가 병이 낫고 나면, 부장은 이 이상 지금처럼 나를 봐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런 생각을 했더니 오늘까지 용기가 나질 않았다고요."
토로할 때마다 점점 아래를 향하던 토모야의 캐러멜빛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다. 그 눈동자는 아까까지의 연약함은 사라지고,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득 담고 있었다.
"부장을, 제대로 좋아합니다. 동정해서라거나 휘말려서 같은 이유가 아니라, 내 의사로 당신을 좋아하는 거에요. 내게 당신의 병을 고칠 수 있게 해 주세요."
둘 곳 없던 왼손을, 토모야의 양 손이 감싼다. 아직 한창 자라는 중인 어린아이의 손은 자신의 것보다도 작고, 부드럽고, 따스하다. 틀림없는 토모야의 체온이었다.
"안, 되나요?"
와타루가 거절할 리가 없는데, 머뭇머뭇 이쪽을 올려다보는 눈동자가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울고 있는 것도 아닌데 눈동자가 녹아내릴 것만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황홀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을 자신을 자각한다. 바꾸지 못할 표정을 얼버무리듯 흘려넘기자 어이없다는 듯 웃는, 평소의 토모야가 보였다.
"안 될 리가 없잖아요? 기쁩니다. 기뻐서, 토모야 군이 귀여워서, 심장이 일렉트리컬 퍼레이드를 주최하고 있는 것만 같군요."
"뭐야 그게."
"제가 토모야 군에게 질리는 날은 미래영겁 오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메일이라든가 전화라든가, 가끔 만나러 와 주지 않으면 싫으니까. 졸업하면, 당신을 쫓아갈 테니까 기다리라구."
척, 하고 손가락을 향하며 도전장을 던진다. 먼저 사랑한 쪽이 지는 거라고들 하지만, 정말로 그 말대로라고 생각한다. 토모야가 와타루에게 몇 번을 도전하건, 어떤 떼를 쓰건, 무엇이든 사랑스러워서 간단히 끌려가게 되고 마니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와타루의 애타는 연심이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눈 앞에 있다.
※스승님이 나오지 않습니다.
※미카 쨩과 아라시 쨩의 잡담.
※미카 쨩 시점이지만 대화 이외는 표준어.
사랑에 빠지면 돌을 토하는 병,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쉬는 시간에 나루 쨩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근처에서 클래스메이트가 화제로 삼고 있던 것이 들려왔다. 나루 쨩도 그 화제가 신경쓰이는지, 내게 이야기를 던진다.
"돌을 토하는 병, 말이지. 동화 같네."
"사랑하믄 보석을 토한다 카든가."
"그런가 봐. 근처에 없으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조금 로맨틱하지 않니?"
"긍가…… 돌멩이 토한다 카는 말만 머리에 남아갖고, 뭔가 듣기만 해도 내까지 목이 아픈디."
"정말, 로망이 없네…… 있지, 스승님은 어때?"
갑작스럽게 나온 스승님이라는 단어에 움찔, 반응하고 만다.
"스승님? 뭐가 말여."
"병 말야. 히비키 선배 소문도 그렇고, 아까 들린 사쿠마 선배 이야기도 그렇고. 병에 걸린 사람 소문은 기인들 뿐이잖아? 스승님도 전, 이기는 하지만, 기인이고. 어떠려나 싶어서."
"스승님 말이가…… 들은 적은 없지만은 아마두, 병에 걸린다 캐도 내는 아무 말 못하지 싶다. 스승님, 그런 약점이 될 만한 거는 필사적으로 숨길 거고."
"필사적으로 숨기는 것과 잘 숨기는 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스승님은 내게 약점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인형을 조종하는 측의 인간인 스승님은 조종당하는 측의 인형에게 부모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에, 완벽히, 강하게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스승님은 예술가로서 완벽하기에 더더욱 인간으로서 살아가기에 힘든 것인지 때때로 갑작스럽게 약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필사적으로 숨기려 하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아 왔다. 나는 스승님의 그런 모습을 봐 버렸고, 그런 부분도 포함해 스승님을 따라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스승님이 숨기려 해 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 나루 쨩이 말하는 대로, 필사적으로 약점을 감추려 하는 스승님의 약한 모습은 이미 내게는 훤하다. 스승님은 감추는 것이 특기라고 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스승님이 주얼을 토하게 된다고 해도, 내랑은 관계 없고."
내가 무심코 흘린 말이 의외였는지 나루쨩이 허를 찔린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나, 어째서? 그렇게나 잘 따르잖니. 오히려 미카 쨩이 스승님을 좋아하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나루 쨩은, 내가 스승님이 병에 걸리든 말든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 받아들인 모양이다. 절대로 오해였다, 서둘러 정정한다.
"아앗, 그런 게 아이다! 스승님이 토하느라 괴롭다 카믄 당연히 돕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음 할건디…… 스승님의 그런 대상은 내가 아닐거니께, 그런 의미에서 관계 없다 칸기다."
"슬픈 소릴 하네."
나루 쨩의 눈이 연민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것은 결코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 아닌, 아깝다고라도 하고 싶은 듯한, 애석해 보이는 것이었다.
"스승님이 내를 좋아하게 되믄, 스승님의 아이덴티티가 붕괴되는기라. 자기 인형이 감정을 갖고, 거기다가 그 인형이 그런 눈으로 자기를 본다 카는 건, 스승님한테 있어서는 아마두 제일 못 참을 일일 거구…… 애초에 실패작을 좋아할 메리트가 어디 있노."
스승님이 인형을 좋아하게 될 리가 없다. 그것만은 단언할 수 있다. 스승님은 인형을 자신의 작품으로서 사랑하고 있지만, 결코 욕망을 동반한 사랑은 아니다. 스승님은 인형의 무기질적인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스승님과 인형의 사이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경계선이 있기에, 스승님은 어떤 인형에게도 평등히 사랑을 쏟는다. 감정적인 부분에서의 역성은 있기에 일그러진 나는 실패작이라 불리우지만.
혹시, 만에 하나 스승님이 스스로 그 경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 그 상대는 나즈나 형아 말고는 떠오르질 않았다. 최고 걸작인 그만이 스승님의 예외가 될 수 있을 테지만, 막상 그는 이미 이곳에 없다. 내가 원하는 모습에 가장 가까웠던 그는 그것을 내던지고서 스승님의 곁을 떠난 것이다. 스승님이 만에 하나라도 인형을 인간처럼 사랑할 일은 두 번 다시 없다.
내가 자신을 실패작이라 부를 때마다 나루 쨩은 괴로운 듯 눈썹을 찌푸린다. 내가 말하면서도, 스승님에게 그렇게 불리우면서도 전혀 상처받지 않는데, 나루 쨩이 그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가슴 근처가 욱씬욱씬 쑤신다. 그러고 보니 실패작이라고 소리를 높인 뒤의 스승님도 같은 표정을 지을 때가 많다. 욕을 먹고, 자신을 깎아내리고, 그러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는 내가 이상하다고 지적당하는 것만 같아 쓸쓸해진다. 나루 쨩도 스승님도 지나치게 상냥한 것이다.
"……혹시, 만에 하나의 이야기야? 스승님이 그 병에 걸려서, 그래서 미카 쨩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면? 그런 생각을 해도 벌은 내리지 않을 거라구?"
만에 하나라도 있을 리 없는 일이지만, 생각해 본다. 스승님이 나를 그리며 떨구는 보석. 그것은, 스승님의 연심이다. 나를 향하는 마음이 투명하게 반짝이며 눈 앞에 떨어진다. 지금까지 봐 온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울 그것은, 분명 마음 깊은 곳에 가두어 왔던 나의 소원이리라.
스승님이, 나를 위해 애를 태우고 괴로워하며, 그래도 나를 바라준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스승님에게 향해온 것을, 스승님이 내게 준다면.
"……이제, 죽어도 될지도 모르것네. 스승님이 조금이라도 내한테 인형 말고 다른 맘을 가져주고, 스승님을 구할 수 있는 게 내 뿐이라 카면, 너무 행복해서 힘들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