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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말

(픽시브 본문)


2016/08/19

 

추억의 그림자의 뒷 이야기.

 

「忘却の中」

「うるち まい@通販中」の小説 


원문주소:

[pixiv]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7147517



추억의 그림자에서 이어집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은 먼저 읽기를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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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어중간한 괴이가 아닌가."

 한밤중에 베란다에 날아든 흡혈귀는 잠든 칸자키를 보고 그리 말했다.

 칸자키는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다. 반년 이상 들어온 적 없던 칸자키의 방에는 극단적으로 물건이 적었다.

 사쿠마 선배는 물건이라도 품평하듯 칸자키를 둘러보더니, 손가락 끝으로 목덜미를 건드렸다.

"이래서는 인간과 별 다를 게 없군. 아니, 그 이하인가."

 침대로부터 한 발 떨어져 과장스러운 한숨을 쉰다.

"무슨 소리지?"

 한 달간 죽어 있던 칸자키의 몸은, 눈을 떴을 때는 학생 시절과 같은 건강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체온은 돌아오지 않았다. 언데드 특유의 능력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난 칸자키는 인간이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간으로서 되살아난 것이라고.

 하지만 사쿠마 선배는 아니라고 한다. 인간이 아니라고.

"좀 더 재미있는 것이 나올 거라 기대했는데 말일세."

 사쿠마 선배는 흥미를 잃은 듯 말을 뱉어냈다.


"기대가 어긋났군 그래."





 눈을 뜬 칸자키를 데리고 겨울까지 둘이서 함께 지내던 맨션으로 돌아왔을 때는 사소한 소동이 일어나 있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나와 칸자키는 실종자로 취급되고 있었다. 우리들의 관계를 아는 이들은 동반자살이라도 한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는 듯하다. 소속사무소와 프로듀서로부터도 크게 혼이 났다.

 칸자키는 시종일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좀 더 일찍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병원에는 돌려보내지 않았다. 당분간은 자택에서 요양하기로 했다.

"학교에는 가지 않아도 되는 건가?"

 칸자키가 그런 말을 꺼낸 것은 자택에 돌아온지 사흘만의 일이었다. 그 전까지는 의식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것인지 그다지 말수가 없었다. 일순간, 무슨 소리를 들은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언제까지고 아도니스 공의 집에 신세를 질 수도 없고, 나도 집으로 돌아가야 하오."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칸자키. 여긴 우리들의 집이잖아?"

 허둥지둥,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칸자키의 어깨를 붙잡는다. 칸자키가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들의……?"

 무언가가 이상했다.

 벨이 울렸다. 현관 쪽이 소란스러웠다.

"다녀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 다오."



 현관문을 연 앞에 있던 것은 하카제 선배였다.

"야호~, 일 이야기 하는 김에 병문안 왔어."

"지금은, 바쁘다만……"

 문을 닫으려 했다.

"하카제는 둘째치고 나까지 쫓아내려 하다니 제법이군."

 고개를 들자, 문의 그림자 때문에 보이지 않았지만 하카제 선배의 옆에는 하스미 선배가 있었다.

"잠깐~, 하스미 군까지 너무하는 거 아냐?"

"실례하지."

 하스미 선배는 나를 밀어젖히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하스미 공! 어째서, 아도니스 공의 자택에?"

 칸자키는 침대에서 일어나 하스미 선배를 맞이했다. 차를 내오겠다는 칸자키의 말을 하스미 선배가 막고서 침대에 앉힌다.

"이제 자리를 털고 일어난 참이니 얌전히 있어라."

"난 건강하오. 아픈 곳도 없소."

 칸자키의 모습에 하스미 선배가 눈썹을 찌푸렸다.

"야호~, 소마 군, 오랜만이야~"

 하카제의 모습을 보자 칸자키가 있는대로 얼굴을 찌푸렸다.

"어째서, 난봉꾼이 여기에 있지?"

 그리고선 침대 근처를 손으로 더듬더니 고개를 기울인다.

"아도니스 공, 나의 검은 어디에 있소?"

 일본도라면 칸자키가 입원했을 때 친가의 양친에게 넘긴 채이다. 이미 이 쪽에는 없다. 칸자키 스스로의 판단이었다.

"정말, 소마 큥도 참. 또 그런 고교 시절 같은 소리나 하고~"

"무슨 소리냐, 난 아직 고교생이다."

 장난스럽게 말하던 하카제 선배가 웃음을 지웠다. 침묵이 흐른다.

"내가 무언가 이상한 소리라도 했소?"

 올려다보는 칸자키에게 무어라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칸자키, 올해 몇 살이지?"

"? 올해로 18세가 되었소."

 하스미 선배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칸자키가 대답했다.

 모두가 침묵한 가운데 칸자키만이 난처한 듯 신음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육체가 어려져 있다고. 이건 쾌유한 것이 아니라 돌아간 거다."

 칸자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무언가를 확인하며 하스미 선배가 중얼거렸다.

 하스미 선배는 어찌 된 일인지 언데드라는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사쿠마 선배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보다도 지식이 풍부하다.

"오토가리."

 돌아본 하스미 선배가 나를 노려보았다.

"난 널 용서치 않아."

 마치 찔러 죽이기라도 할 법한 시선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 다오."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저질러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칸자키의 기억에는 내가 고백한 그 날부터의 미래가 존재하지 않았다.

 유메노사키를 졸업하고 둘이서 살기 시작한 것도, 아이돌로서 새로이 유닛을 짠 것도, 입원한 것도, 내가 목덜미를 물었던 것도.

 칸자키 안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너무 갑작스러워서 믿을 수가 없군."

 하스미 선배와 하카제 선배가 돌아간 뒤, 지금까지의 경위를 설명하자 칸자키가 중얼거렸다.

"그렇겠지. 하지만,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말이 서툰 자신이 답답했다. 좀 더 잘 설명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까. 하지만 아무리 입 밖으로 내어 꾸며봤자 내가 칸자키에게 한 짓은 변치 않는다.

"아도니스 공은 거짓말을 하지 않소. 그렇다면 의심할 여지는 없지."

 기억이 없어도 칸자키는 칸자키다.

 그렇게 생각했다.



 사쿠마 선배의 진단으로는 당분간 이대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스미 선배의 안배로 칸자키는 예능계로 복귀하게 되었다. 원래 소속되어 있던 유닛이 아니라 하스미 선배의 프로듀스 하에서 솔로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언데드로 돌아가 예능활동을 재개하게 되었다.



 칸자키가 일을 재개한 지 반달. 이변이 일어났다.

 회의 때문에 외출했던 칸자키가 쓰러진 것이다.

"난 어째서 이런 곳에…… 아도니스 공, 내 검은 어디에 있소?"

 내가 달려갔을 때, 눈을 뜬 칸자키는 그렇게 말했다.

"칸, 자키……?"

 칸자키는 눈을 뜬 뒤의 한달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고등학생이었던 그 날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다시 한 달이 흘렀을 무렵,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무래도 칸자키의 기억은 한 달마다 리셋되어 다시 그 날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 뒤로 솔로로서의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부를 수 있는 곡의 수가 한 달마다 리셋되다 보니 라이브도 어려웠고, 팬도 잘 붙지 않았던 것이다. 방송에서 활동하기도 어렵다.

 칸자키 본인보다도 프로듀스를 맡은 하스미 선배가 곤란해하고 있었다.

 나는, 그래도 좋았다. 칸자키가 살아 있었으니까.






"아도니스 군은 최악이네."

 반년이 지났을 무렵, 하카제 선배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 이 무렵에 들어 칸자키는 일도 거의 없었고, 때때로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전부였다.

"나 말이야, 딱히 소마 군을 귀여운 후배라고 생각하진 않거든. 옛날부터 너희들 관계에 참견할 생각도 없었고."

 하카제 선배는 어쩐 일인지 초조한 기색으로, 빠르게 말했다. 대기실 구석에선 오오가미가 기타를 만지고 있다. 사쿠마 선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널 두들겨 패 주고 싶어."

 꽉 쥔 주먹에 박력은 없었다. 그런 캐릭터가 아닌 것이다. 하카제 선배는.

"그런가."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는다. 하카제 선배는 움직이지 않는다.

"패 주는 게 아니었나?"

 하카제 선배는 혐오감을 감추지 않은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 때려, 나는."

 그렇다면 대체 누가 날 때린다는 말일까.






 칸자키가 쓰러졌다. 여덟 번째였다. 눈을 뜨면, 칸자키는 틀림없이 다시 고등학생 칸자키 소마로 돌아가 있으리라.

"언젠가 널 데리고 조국에 돌아가고 싶어. 네게는 고생을 시키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즐거울 거다."

 잠든 칸자키의 머리카락을 손가락 끝으로 건드린다. 그 곳에 내가 자란 부족의 집락은 이제 없을 테지. 그래도 나는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칸자키를 데리고.

"음……"

 침대 위에서 칸자키가 몸을 뒤척였다. 눈꺼풀이 천천히 열린다.

"아도니스 공……? 어째서 여기에…… 여긴 어디지?"

 칸자키가 이상하다는 듯 나를 본다.

"칸자키, 잘 들어 다오. 너는……"

 다시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부터의 미래에서 칸자키와 새로운 추억을 공유하는 날은 오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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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 탈자는 트위터나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번역을 들고 왔습니다... 모님께서 트친이 된지 하루만에 읽어보시라고 주셨는데 이게 참 제가 읽었더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출근길에 읽었더니 전철 안에서 울지도 못하고.... 이렇게 된 거 다같이 죽자 싶어서... 농담이고 정말 오랜만에 번역을 꼭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흔쾌히 허락해 주신 작가님께도 좋은 소설 소개해주신 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후편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혹시 올라오면 다시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제 감상은 적지 않겠습니다.

마음에 드셨다면 원문 페이지에서 평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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